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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지도연구원

대전청소년

2020년 봄호
청소년이 힘들 때
국번없이 1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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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멘타인에게

본문

한 편의 시

클레멘타인에게

- 이 은 심

내 그리운 옛 노래 속에 그대를 두고 왔습니다
반드시 아름다울 꿈도 한 편 두고 왔습니다
길눈 어두운 멸치가 몇 섬씩 죽어나가는 넓고 넓은 바닷가
그대의 뒤꿈치엔 중년의 바다가 주름져있고
이제 고기를 잡지 않는 늙은 어부의 바다에서
나는 어느 날 해적이 될 수도 있는데
며칠 묵어가시라
풍파 어지러운 일박을 했습니다
달빛은 맨발을 끌며 백사장을 지새우자 보채고
오늘 밤 괭이 갈매기는 어느 절벽에서 잠드나
자식을 여럿 낳아 사무치는 검은 머리 섬들과
눈썹 밀어버린 수평선을 읽다가
그대에게 그만 말도 못 붙이고 왔습니다
파도가 파도를 구전하는 바닷가 목선에 내가 두고 온 편지는
얼마나 젖어서 당신에게 닿겠는지요
언덕바지 섬집엔
집을 보던 아기와
바다가 먹여주는 비린 밥의 옛날이
잘 늙어가고 있는지요
  • 최애란

    이은심(李恩心)

    대전일보 신춘문예 詩 부문 당선(1995년)

    시집 :
    『오얏나무 아버지』 ( 2004년 현대시 ),
    『바닥의 권력』 ( 2017년 황금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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