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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가을호
청소년이 힘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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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어디서 죽는가

본문

한 편의 시

새는 어디서 죽는가

- 연 용 흠

숲에서
날아오던 곤줄박이
건물 유리창에 부딪쳐 툭, 떨어졌다
방금 일어난 일
옥상 화단 가에 앉아
혼자 커피를 마시던 당신은
갑자기 이유도 모르고 절명한
뜨거운 몸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한참 들여다 보았다
새는 눈을 뜨지 않았다
바람 부는 날의 동백나무 가지처럼
당신은 하늘을 보며
잠깐 어깨를 들썩였다
새를 묻어주려
점심 시간을 넘겼다고
자유를 가로막는 눈 앞의
거대한 검은 장막에 침을 뱉었다고
죽음을 보여서는 절대 안 되는
존재가 있는 거라고
당신은
십자가를 닮은
삐죽삐죽 솟아 지평을 거부하는
수많은 솟대를 그린 낙서와 함께
새가 어디서 죽어야 하는지
네게 물었다.
  • 연용흠

    연용흠

    198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등단

    소설집『그리하여 추장은 죽었다』, 『코뿔소 지나가다』

    시집『소금밭에서 배꽃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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