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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두리틀(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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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세상
최진우
넥슨 3D배경그래픽 디자이너 팀장
최진우

닥터 두리틀(2020)

아이언맨이 돌아왔다. <어벤져스:엔드게임> 이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첫 영화로 선택한 것은 <닥터 두리틀>이었다. <닥터 두리틀>은 동물과 대화 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두리틀 박사가 동물들과 함께 모험을 떠나는 가족 모험 판타지 영화이다. 영화는 처음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솔직히 영화 내용을 보고 영화를 봐야겠다고 결심한 사람보다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만나기 위해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이 엄청나게 많았을 것이다. 그만큼 그의 귀환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기 때문이다. 영화 제작사에서도 한국 팬을 의식해서인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한국에서 먼저 개봉했다. 1월 8일 수요일에 개봉했는데, 벌써 누적 관객수 151만을 돌파하며 <드래곤 길들이기3>를 뛰어넘었다. 한국인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사랑을 제대로 보여준 것이다.
영화는 휴 로프팅 작가의 원작 소설인 <둘리틀 선생의 여행> 시리즈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이 소설은 1922년도에 처음 나온 소설로 100년 가까이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동화책이다. 이 책은 작가 휴 로프팅이 제1차 세계대전에서 영국군 장교로 전쟁에 출전하여 다양한 전장을 접하고 세계의 비극을 보며, 인간이 시작한 전쟁으로 죄 없이 죽어가는 수많은 동물들을 위해 쓴 편지라고 한다. 동물을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그는 최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로 꾸며서 그림과 함께 아이들에게 편지를 보내곤 했는데, 로프팅 부인이 이 편지를 모아서 책을 내자고 권유했고, 이를 바탕으로 <둘리틀 선생 이야기>가 세상에 선보이게 되었다. 이렇게 나오게 된 이야기는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였고,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어린이 책에 주는 뉴베리 상까지 받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둘리틀 선생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선 그렇게 주목받는 책은 아니었다. <닥터 두리틀>이 개봉하기 전까진 말이다.
영화는 사실 그렇게 흥미로운 내용은 아니다. 아무래도 원작이 어린이용 동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다보니 영화도 어린이의 눈높이와 정신연령대에 맞춘 느낌으로 만들어져있다. 솔직히 다 보고나서 들었던 첫 생각은 잘 만들어진 1시간 41분짜리 뽀로로를 본 것 같다는 것이었다. 영화 내내 너무 유치하고 사건의 개연성은 떨어지며,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상당히 평이하고 평범하며 진부한 스토리가 화려한 액션과 화면 속에서 흘러갈 뿐이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다 커버린 어른의 시선으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그동안 찍어온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를 기대하고 온 사람의 입장에서의 평일 것이다. <닥터 두리틀>은 가족영화다. 그것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가족영화. 이 영화가 주 관객층으로 잡았을 저연령층의 시선으로 영화를 바라보면 이 영화는 정말 섬세하게 잘 만들어진 영화가 맞다.
영화 속에서는 다양한 사건이 상당히 빠른 스피드로 전개가 되고 다양한 갈등이 노출이 되는데, 그 감정이 깊게 빠져들게 놔두지 않는다. 약간 무서운 전개가 되는 듯 싶으면 바로 가벼운 농담 혹은 저질스러운 개그와 함께 넘어가버리고, 조금이라도 지루한 여정이 시작되는 것 같으면 그냥 그 장면을 넘겨버린다. 뭔가 주인공이 위험에 빠질 것 같은 장면이 나타나면 바로 1초 후에는 익살스러운 장면이 나온다. 사실 어른의 시선에서 이런 것을 보면 뭔가 3류 코미디를 보는 느낌이겠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아이의 시선에서 아이들이 이 영화를 보며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감독의 마음이 느껴지는 듯하다.
이런 배려는 특히 OST에서 많이 느껴졌다. 영화의 OST는 세계적인 영화음악의 대가인 대니 엘프만 작곡가가 참여해 만들었는데, 그는 영화의 감정선을 너무 격해지지 않게 음악을 통해 적절하게 조율해냈다. 무언가 사건이 발생하거나 신비로운 일이 벌어질 것 같을 때는 판타지의 서사에 어울리는 듯한 음악으로 빠져들게 만들어주고, 위험한 사건이 벌어지는 것 같을 때는 오히려 약간은 가벼운 음악으로 분위기를 다운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제작진의 노력덕분에 이 영화는 확실히 가족영화로써는 잘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절대로 좋은 영화는 아니다.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 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자전적인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고 밝힌 것처럼 영화의 초점은 동물과 이야기를 하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수의사 두리틀에 집중하기보다는 그냥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 집중한다. 영화 중간 중간 아이언맨의 오마주를 섞어넣기도 하고 어벤져스의 느낌이 나게 편집하기도 했다. 물론 이 영화를 보러 오는 대다수의 관객들을 위한 팬서비스겠지만 그래도 영화가 동물과 대화하는 능력을 가진 수의사 두리틀의 모험인 만큼 동물들의 활약을 제대로 그려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동물들은 정말 매우 1차적인 모습으로만 그려지고 끝이 난다. 또 영화는 원래 길게 찍고나서 중간 중간 편집을 해버린 것인지 중간 연결다리가 다 끊어진 상태로 개봉하고 있는 느낌이었는데, 이 부분 때문에 네이버 리뷰에서도 관객들의 악평이 많은 상태이다. 뭔가 하나에 집중했으면 좋았을 영화인데, 가족영화인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팬 영화인지, 혹은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동물 영화인지, 모든 부분을 놓치고 싶지 않아 욕심을 부린 좀 아쉬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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