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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겨울호
청소년이 힘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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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활용으로 성공한 젊은 사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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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세상
임준수
임준수

SNS활용으로 성공한 젊은 사업가

* A young self-employed man who makes a lot of money with ideas and a spirit of the challenge
내가 사는 후진 동네에 별난 커피숍이 하나 생겼다. 지은 지 1년이 넘도록 비어있던 창고 건물이다. 그런데 간판도 잘 안 보이는 이 신생 커피점이 주말에는 좀 과장해서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다.
간판이라면 입구에 걸려 있는 ilikemountain이라는 영문 글자가 찍혀있는 작은 깃발만 보일 뿐이다.
서너 달 전 내장공사를 할 때만 해도 누가 망하러 들어오는 줄 알았다. 처음에는 식당을 차리는가 싶어 "퇴직자 한 사람이 퇴직금을 날리는구나" 걱정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업종은 커피점이고 업주는 새파란 젊은이였다. 이번에는 "취직이 안 되니 애꿎은 부모님의 재산을 말아먹는구나" 하며 혀를 찼다.
개업 첫날, 측은지심을 못 이겨 2~3천 원짜리 커피만 마시는 주제에 거금 5,500원의 위로금을 냈다. 아니나 다를까. 지나다 보니 계속 파리만 날린다. "그러면 그렇지. 이 촌 동네의 골목길을 누가 찾아오겠나. 조금만 더 나가면 1,500~2000원짜리 커피점이 수두룩하거늘 딱딱한 나무 의자만 모아 놓고 스타벅스 흉내를 내다니 겉멋이 단단히 들었군"
끌끌거리던 내 목소리는 점점 점점 수그러들고 10여 일 뒤부터는 "거 참 희한하네" 하는 감탄의 소리로 바뀌었다. 갈수록 손님이 늘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말에는 넓은 주자창에 빈자리가 없고. 동네에서는 보기 드문 외제차가 즐비했다.
예상이 빗나갔으면 그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도리다. 마침내 조사비 조로 5,500원을 더 쓰기로 하고 현장에 진입했다. 대낮에 웬 노땅인가 싶었는지 젊은이 일색인 장내의 시선이 일제히 내게로 쏠렸다. 뭇 시선에 얼굴이 벌게진 나는 호기있게(?) 카운터에 가서 가장 값이 싼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키고 "사장님이 계시면 뵙자"고 추가 주문을 했다. 반 잔 쯤 마시는데 한 젊은이가 다가왔다.
"제가 사장입니다. 어르신이 저의 집을 지켜보시는 것을 몇 번 보았습니다. 동네 분이신 것 같은데 커피값을 환불해드리겠으니 사용하신 카드를 주시지요"
"사장이 이렇게 젊은 줄 몰랐네. 내사 걱정 좀 했지. 그런데 이렇게 성공한 비결이 뭔지 알고 싶어서 왔소"
올해 30세인 이수웅 사장은 겸손하고 예의가 발랐다. 한남동에 1호점이 있다고 밝힌 그는 도심에서 멀지 않고 공기 좋은 녹지에 넓은 주차장을 찾아 이곳에 2호점을 내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굳이 간판을 안 걸은 것은 손님들이 SNS(인스타그램)을 보고 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월 임대료 300만 원, 하루 매출 100~200만 원이라는 사실도 거침없이 밝혔다.
나는 아이디어가 넘치는 이 젊은 사장의 용기와 패기, 그리고 솔직함과 예의 바름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입에 달고 다녔던 '요즘 젊은 것들'이라는 말을 자제하며,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젊은이들을 무조건 다 나무라지 않기로 했다. 한 달에 수천만 원을 버는 젊은이를 보았기 때문이다. 제가 벌어서 타는 데야 탓할 이유가 없다.
요즘에는 '아이 라이크 마운틴'을 지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그 커피숍을 나와 밖에서 작은 숲의 자연 정취에 젖어있는 젊은이들이 정겨워 보인다. 무엇보다 후졌고 늙은이가 많던 동네에 발랄한 청년들이 많아져서 좋다. 비록 왔다 갈 뿐이지만

기고자 소개

임준수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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