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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직장,국방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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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성
조한성

나의 첫 직장, 국방과학연구소

나는 2년 전인 2018년 5월, 국방과학연구소라는 직장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곳은 대한민국의 국방과학기술을 연구하는 기관으로 보안 등급이 높은 곳이라 외부에 알려진 것이 거의 없어 나도 설렘 반 걱정 반의 기대를 안고 들어가게 되었다. 들어와 보니,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이 절로 들게 하는 곳이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1970년 박정희 대통령 정권 때 설립되었다. 소총 한 자루도 만들 수 없던 시절부터 수입한 미국 무기를 하나씩 뜯어가면서 연구하여 50년이 지난 현재 2020년에 이르러 무기 수출국 세계 10위권에 이르렀다. 연구소는 전국에 위치해 있는데, 대전 반석과 세종을 오가는 사이에 본소가 있고 이외에 서울, 진해, 창원, 해미, 태안, 포천에 연구소와 시험장을 두고 있다.
현재 국방과학연구소는 3개의 부설연구소 (지상기술연구원, 해양기술연구원, 항공기술연구원)와 5개의 연구본부 및 미래기술을 연구하는 국방첨단기술연구원으로 이루어져있다. 5개의 연구본부의 역할을 간략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제1기술연구본부는 정밀타격, 즉 미사일과 관련된 일을 주로 담당하는 곳이다. 제2기술연구본부는 지휘통제와 정보전을 연구하는 곳으로 통신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곳이다. 제3기술연구본부는 감시정찰 및 우주기술, 즉 주로 위성과 레이더와 관련된 일을 하는 곳이다. 제4기술연구본부는 내가 속한 곳으로 추진제, 화약, 전자기파, 탄두·신관, 소재, 생물학 등 모든 무기체계의 기본이 되는 다양한 핵심기술을 연구하는 곳이다. 마지막으로 제5기술연구본부는 각종 무기체계의 시험평가를 담당하고 분석하는 곳이다.
내가 하는 일은 주로 유도탄과 관련이 있다. 유도탄은 어떤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한 유도 기능을 장착한 로켓 무기이며, 흔히들 미사일 (Missile)이라고 한다. 미사일은 맞추려는 목표물의 위치에 따라 크게 대공 미사일, 대지 미사일, 대함 미사일 이렇게 세 종류로 나뉜다. 대공 미사일은 하늘에 있는 정찰기, 다른 유도탄 등의 목표물을 요격하기 위한 미사일이고, 대지 미사일은 지상에 있는 전차, 건물 등의 목표물을 맞추기 위한 미사일이며, 대함 미사일은 바다에 있는 군함을 맞추기 위한 미사일이다. 미사일은 하나의 무기체계 (Weapon System)이며 유도조종장치, 항법장치, 레이더, 추진제, 탄두·신관 등의 부속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개발을 위해서는 다양한 지식을 지닌 전공자들이 필요하고 서로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내가 속한 부서는 탄두·신관 부서로 나는 미사일의 다양한 부속품들 중 신관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탄두란 미사일에서 머리 부분에 위치하여 지니고 있던 화약이 터져 최종 목표물에 피해를 입히는 역할을 하고, 영어로는 Warhead라고 한다. 신관이란 이 탄두를 터지게 하는 장치로써, 영어로는 Fuze라고 한다. 안전을 위해 둔감하게 설계된 탄두들은 신관이 작동하지 않으면 표적에 명중하여도 그냥 무거운 쇳덩이에 불과할 뿐 폭발하지 않는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에 신관이 언제,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따라 같은 탄두로도 표적에 더 많은 피해를 주기도 한다. 따라서 신관 개발시 항상 고려해야할 점은 꼭 필요한 순간에 올바르게 작동해야하는 작동 신뢰성과 꼭 필요한 순간이 아닌 때에는 절대 작동하지 않아야 하는 안전성이다. 작동 신뢰성과 안정성 이 둘은 서로 트레이드 오프 (trade-off) 관계에 있으며, 설계자는 항상 그 사이 적절한 지점에 도달하도록 신관을 개발해야한다. 신관 개발을 위해서는 기계, 전자, 화학 등의 모든 분야의 지식이 두루 필요하다. 이는 비단 신관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무기 하나는 여러 분야의 지식이 어우러진 과학기술 집약체이다. 따라서 국방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분야에 국한되기 보다 여러 지식들을 다양하게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10여 년 전인 중고등학생 때만 해도 내가 이 직장에 다니고 있을 거라곤 상상하지도 못했다. 아니, 그때는 미래에 대한 아무 생각조차 하고 살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을 허비하며 학창시절을 보내지 않았더라면 좀 더 수월하게 나의 길을 일찍 찾았을지도 모르겠다. 뒤늦게 고생을 하던 학위과정 중에 내 하찮은 지식이 이 나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국방과학연구소를 선택했으며, 지금은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는데 일조한다는 사명감으로 직장을 다니고 있다. 이 글을 읽는 청소년여러분도 10년 후에는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어떤 것이라도 좋으니 본인이 커서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하고,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면서 학창 시절을 보냈으면 좋겠다. 그리고 너무 한 곳만 보며 달리지 말고, 다양하게 여러 경험들을 많이 하면서 그 고민의 답을 찾아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고민의 답을 찾을 때쯤엔 여러분은 이미 누구보다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는 “진짜 어른”이 되어 있을 것이다.

기고자 소개

조한성

국방과학연구소 (Agency for Defense Development, ADD)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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