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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지도연구원

대전청소년

2019년 가을호
청소년이 힘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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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이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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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청소년길잡이
공도현
공도현

교실이데아

21세기에 들어서 한류문화가 지구촌 구석구석을 진출하고 있다. 드라마에서 출발되어 지금은 음악, 영화는 물론 음식까지 곳곳에서 환영을 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신세대들이 있다. X세대, N세대를 거쳐 지금은 이름도 알지 못하게 빠르게 진화되고 있다. 꿈은 대통령, 목표는 서울대였던 낡은 세대는 물러나고 신세대들은 자신의 소질과 취미를 조기에 발견하여 저마다의 꿈을 이루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분야들을 학교에서 감당하지 못한다는데 있다. 학생들의 학교 교육의 필요성이 줄어들고 교습소, 학원 등 학교밖으로 눈길을 돌리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배움에서 학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학생들의 인권을 법으로 보호하게 되자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점점 희박하게 되었다. 시대의 흐름이라고 해도 너무 급박한 현상을 우리가 지켜보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더구나 최근 들어서는 각 지역 교육기관에서는 학생 인권 조례를 제정하여 학생을 더욱 귀한 몸으로 만들었다. 학생의 인권이 무시당해도 괜찮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다만 교사의 인권도 고루 보장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다른 나라와 달리 빠른 경제 성장과 문화 발전을 이룬 데에는 교육이 받침이 되었다. 어렵던 보릿고개 시절에 우리네 어머니들은 밥은 굶어도 자식 공부는 시켰다. 어쨌든지 선생님 말씀 잘 들으라고 신신당부를 하여 학교로 보냈다. 공부를 못하든지 장난을 쳐서 선생님께 회초리라도 맞으면 집에서 더 맞았다. 군수와 장군은 물론 폭력배까지 자식의 담임 선생님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런 교육이 변했다.
아들은 교사 2년 차다. 작년에 이어 중학 2학년 담임을 맡고 있다. 수업 중에 한 학생이 난데없이 벌떡 일어나 사물함을 찼다. 지금 뭐했냐고 물었더니 사물함 찼다고 대답했다. 왜 찼냐고 다시 물었더니 기분이 엿 같아서 찼다고 당당하게 대답하더란다. 물론 소수 학생들의 행동일 것이다. 하지만 그 소리를 듣고도 어쩌지 못하는 게 지금 교육의 현주소이다. 아들은 교사직을 치우고 싶은 마음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입술을 깨물며 속으로 삭이고 말았다고 했다.
밤 열 시가 넘어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 술 한 잔을 놓고 쉴 때였다. 아들의 휴대폰이 울려왔고, 전화기 너머에서는 금속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폭행, 합의란 말이 섞여 들려왔다. 아들은 한참을 듣더니 알겠다 하고 끊었다. 급우끼리 다툼이 있어 애들끼리는 화해했는데 뒤늦게 피해자 모친이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놓는다는 것이었다.  
이런저런 일들로 아들은 교사직을 힘들다고 한다. 임용 시험에 합격하였을 때 훌륭한 스승이 되겠다고 한 의욕은 꺾인 지 오래고 속앓이가 크다. 차라리 학원 강사를 하고 싶다는 말도 했다. 물론 해보는 소리겠지만 얼마나 실망이 되었으면 그럴까 안쓰럽다.
학생 인권이 법으로 보장된다면 당연히 교사 인권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 간에 다툼이 벌어져 서로 상처를 입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내 상식으로 학생에게 당연히 무거운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사도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하겠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생지도권은 충분히 고려되고 보장받아야 한다. 안타깝지만 현실은 그 반대이다.
교실은 교사와 학생들의 협력 공간이다. 하지만, 대등한 관계는 아니다. 차별은 잘못된 일이 분명하지만 가르치고 배우는 특성은 고려되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학습지도와 인성 지도가 이루어진다. 그러기 위해서 교사에게 권위와 채찍을 주어야 하지만 오히려 학생이 난공불락의 성이다. 말을 듣지 않는다고 나무랄 수도 없다. 교사가 무능하다는 소리 듣지 않으려고 학생에게 피해를 입으면서도 그 사실을 숨긴다는 현실은 지금의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요즘 자기 자식이 말을 듣지 않거나 말썽을 피우면 때려달라고 사랑의 매를 갖고 오는 학부모가 간혹 있다고 한다. 그들 입장에서는 지금의 학교와 교사의 행위가 오히려 업무 태만으로 보였을 것이다. 줄어드는 학생 수도 걱정이지만 제멋대로 크는 것은 더 걱정이다. 교사들의 명예와 권리는 더는 추락할 곳도 없다. 그런대도 학생과 학부모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 교사라고 한다. 교사에게 대들고 함부로 하면서 교사가 되고 싶어 한다니 아이러니할 뿐이다.
영국의 권위 있는 경제단체(CEBR)에서 우리나라가 2032년이 되면 세계 8위의 경제 대국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탈리아와 캐나다 보다 앞선 순위다. 현대자동차가 일본 도요타보다 평균 임금은 높으나 1인당 생산 대수는 43%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문제를 일으킨 학생을 체벌한 교사가 학부모에게 무릎 꿇고 사죄하는 나라인 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 땅의 교육을 바로 세워야 한다. 교육하는 선생이 교육을 받는 학생의 눈치를 봐야 한다면 교육이 제대로 될 일이 만무하다. 교사가 되면서 가졌던 초심이 정년까지 간직될 수 있도록 교사의 인권도 보장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교육을 살리는 일을 늦추면 안 된다. 존경받는 선생님, 사랑스러운 제자라는 말이 우리 곁으로 하루빨리 돌아오길 바란다

기고자 소개

공도현

계간 《수필세계》 등단

장애인근로자문학상 수상

수필집 『아픈 만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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