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청소년지도연구원

대전청소년

2021년 가을호
청소년이 힘들 때
국번없이 1388
24시간 연결됩니다

대칭으로서의 부모와 자녀

본문

상담실에서
임동주 상담원
대전광역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임동주 상담원

대칭으로서의 부모와 자녀

낮과 밤, 유와 무, 어려움과 쉬움, 길고 짧음, 높고 낮음, 앞과 뒤...
많은 대칭들이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도 어찌보면 대칭으로 이해할 수 있지요. 대칭은 구분입니다. 구분은 경계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자기를 타인과 구별할 때 어떤 차이를 찾고 싶어 합니다. ‘나는 키가 크다.’ ‘나는 똑똑하다.’, ‘나는 운동을 잘한다.’ 등등의 특징들을 떠올리면서 타인과 구분되어지는 나를 그려봅니다.
부모는 자녀가 부모를 닮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자녀가 부모의 말을 따라하거나 부모의 표정을 흉내내거나 부모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따를 때 부모는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되지요.
부모의 이름을 친구이름 부르듯 부르며 거칠게 욕설을 퍼붓는 자녀들, 하루가 멀다하고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켜 부모를 노심초사하게 만드는 자녀들, 학교생활은 뒷전으로 미룬 채 이성교제에 올인하여 부모는 나 몰라라 하는 자녀들. 어느 순간, 갑자기 변해버린 자녀들. 이러한 자녀들 때문에 당황스러움과 혼란스러움 속에 휩싸인 채 전화상담을 해오는 부모님들이 있습니다.
한 때는 부모를 닮으려 한 자녀들, 그렇게 부모를 웃게 했던 자녀들이 변해버렸습니다. 이제 부모는 변해버린 자녀를 바라보며 깊은 분노와 슬픔 속에서 평범한 일상을 그리워합니다. 때로는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관계를 거부하고 증오하며 남남처럼 서로를 등지기도 합니다.
어린아이에게 부모는 유일한 외부세계입니다. 어린아이의 호기심은 부모에게로 향하지요. 그렇게 부모를 통해 외부세계를 엿봅니다. 어린아이는 학교에 들어가고 학년이 올라가고 상급학교에 진학하면서 다양한 또래관계, 새로운 문화, 복잡한 정보를 경험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그 속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생각을 키워가길 소망합니다. 우리의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개성을 찾고자 합니다.
부모가 살아왔던 세계와 자녀가 살아가는 세계가 똑같을 수 없기에 서로의 생각과 서로의 삶에 차이가 생기게 되지요. 성장해가는 아이들이 점점 부모와 다른 사람이 되어갈 때, 부모는 낯설은 자녀를 경험해야 하고 낯설은 자녀를 이해해야 하는 위치에 처하게 됩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어떤 구분이 생기게 됩니다. 생각의 구분, 삶의 방식에 대한 구분이 생기게 됩니다. 부모는 자녀가 책을 읽기를 바라지만 자녀는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봅니다. 부모는 자녀가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를 바라지만 자녀는 인터넷 세상의 크리에이터가 되기를 꿈꿉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낮을 보여주고 싶어 하지만 자녀는 밤이 되기를 원합니다. 부모는 자녀가 어려움을 견디기를 바라지만 자녀는 쉬움을 더 선호합니다. 낮을 이야기할수록 밤이 더 깊어지고 어려움을 이야기할수록 쉬움에 더 집착합니다. 부모가 자신들의 생각을 전해주려 할수록 자녀는 부모와 다른 쪽에 서기를 바라지요. 자녀는 부모와 다른 경계를 갖기를 소망합니다. ‘나는 달라요’를 외치려 합니다.
어쩌면 우리의 자녀들은 그들의 부모가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너는 어떻게 느끼니?, ’너는 무얼 하고 싶니?‘라는 질문을 던져주길 바라며 그 질문에 자신들만의 독특한 답을 신나게 이야기하기를 바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들의 상상을 흥분 속에서 신나게 이야기할 줄 아는 아이들.
자신들의 생각을 고민 속에서 진지하게 이야기할 줄 아는 아이들.
그 이야기들에 조용히 집중해주는 말없는 가르침.
우리의 자녀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가르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맨위로 이동 맨아래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