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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가을호
청소년이 힘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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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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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다함께
유정민
서대전여자고등학교 3학년  김수진
현 봉주동 부장

달콤한 기적

2020년,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고 벌써 4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고3이 되어 바라본 작년 한 해는 유난히 바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아 힘들기도 했지만 내 마음속엔 뿌듯함이 훨씬 더 크게 자리 잡고 있다. 그 뿌듯함의 가장 큰 이유로는 ‘봉주동’ 에서의 특별한 활동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봉’사만 ‘주’구 장창 하는 ‘동’아리. 통칭 ‘봉주동’ 은 내가 1학년이었을 때, 그러니까 2018년도부터 계속 참여해왔던 교내 봉사 동아리다. 우리는 우리의 의견을 모아 다양한 주제의 봉사 캠페인을 개발하고 진행한다. 내가 가장 많은 보람과 뿌듯함을 느꼈던 불법주차 방지 캠페인도 봉주동에서 처음 접했던 캠페인이다.
불법주차 방지 캠페인은 말 그대로 불법주차를 방지하고자 하는 취지로 진행하게 된 봉사활동이다. 최근 자가용 수 증가에 따른 주차 공간의 부족으로 불법주차를 하는 차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당장 학교 앞 횡단보도나 주택가 골목만 봐도 빈틈없이 들어차 있는 차들을 볼 수 있는데, 우리는 이로 인한 심각성을 인식하게 되어 불법주차 방지 캠페인이라는 활동을 추진하게 되었다. 나 또한 횡단보도 앞에 불법주차된 차로 인해 사고가 날 뻔한 적이 있기에, 이 캠페인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더 열정을 가지고 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불법주차 방지 캠페인은 크게 장소 탐색, 홍보물 제작, 외부 봉사활동의 순서로 이루어졌다. 사실 장소 탐색을 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2018년에 첫 활동을 했을 때는 주요 건물을 하나 정해놓고 그 일대를 순찰하면서 활동을 진행했었다. 하지만 그 일대에 불법주차된 차들 중 대부분이 화물차였고, 화물차 차주분들과 다툼이 일어날 뻔한 적도 적지 않았다. 우리의 좋은 취지를 알리고 앞으로 불법주차가 개선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러한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인데, ‘불법’이라는 단어에만 초점을 맞추어 화를 내시는 모습을 보고 좌절감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다음 해인 2019년에는 좀 더 신중한 장소 선정을 위해 장소 탐색에 많은 시간을 들였다. 부원들과의 긴 소통 끝에 불법주차로 인한 위험성이 가장 높은 학교 앞과 학교 근처 주택가 골목을 순찰하기로 결정되었고, 지금 와서 생각해봐도 그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우리가 매번 활동을 나갈 때마다 눈에 띄게 변화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홍보물 제작은 첫 활동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방식으로 이루어져 순조로웠다. 우리는 불법주차 방지에 대한 내용을 담은 피켓과 작은 지퍼백 꾸러미를 제작했다. 지퍼백 안에는 불법주차의 기준과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문구를 넣어 디자인한 인쇄물을 넣었고, 이를 작은 사탕 몇 개와 함께 포장했다. 이렇게 제작한 홍보물은 외부 활동을 나갔을 때 불법주차된 차 앞 유리나 문 손잡이에 끼워놓았다. 안내문만 넣기에는 뭔가 허전했고, 사탕만 넣기에는 우리의 취지를 전달할 수 없으니 맛있게 드시고 불법주차 개선을 위해 힘써달라는 의도에서 이렇게 제작한 것이었다. 처음엔 이런 작은 사탕 몇 개가 불법주차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기나 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몇 번의 활동을 나가보니 이 생각은 쓸데없었다는 것을 느꼈다.
매번 같은 장소로 활동을 나가다 보니 그 변화가 더 잘 보였던 것 같다. 처음엔 들고나간 사탕 꾸러미를 다 올려놓고도 부족했다. 그 정도로 불법주차된 차들이 많아 개선될 여지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 법 같다. 활동을 나가면 나갈수록 차 위에 올려놓는 사탕 꾸러미의 개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2019년도 마지막 활동을 나갔을 때는 학교 앞 큰길과 주택가 골목이 휑해 보일 정도로 불법주차된 차들이 줄어들었다. 정말 말 그대로 도로가가 깨끗했다.
활동을 모두 마치고 부원들과 소감을 나누면서도 다들 신기했다는 반응뿐이었다. 각자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개개인이 다 다르겠지만, 보람차고 뿌듯하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 같았다.
사실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이 마냥 순조롭지는 않았다. 2018년에는 언니들의 주도 하에 진행하던 캠페인을 다음 해에는 나의 지휘 아래 이끌어가야 했고, 나의 부족한 역량을 부원들이 잘 따라와 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대한민국 사회 구조상 입시 문제가 중요하게 여겨져 부원 전체가 모일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기도 해 과연 이 캠페인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염려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그 걱정이 무색하게도 모두 잘 따라와 주었고, 오히려 전년도 활동보다 더 큰 성과를 거두었으니 나도 부장으로서 잘 해낸 것 같다는 만족감이 들었다. 무엇보다 우리 동아리의 노력이, 그 보잘것없어 보이던 작은 사탕 몇 개가 지역 사회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달콤한 사탕이 가져다주는 달콤한 기적인 것 같다.
비록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한 개학 연기 때문에 언제쯤 다시 활동을 재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그렇지만 다시 활동을 시작할 수 있게 되면 올해는 더 발전적인 모습으로 불법주차 방지 캠페인을 이끌어 가고 싶다. 나는 지난 활동들을 통해 작은 노력이 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내 눈으로 보았고, 그렇기에 더 앞장서서 불법주차 개선을 위해 힘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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